맛의 길/맛집찾아 삼만리

아산 짬뽕 맛집, 불티나 꼬막 짬뽕 먹은 후기

〃KID〃 2020. 4. 14.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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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산에서 꽤 오래 살았다.
그래서 아산 지역에서 인기있는 맛집이 어디인지 대충은 알고 있다.
아산 시외버스 터미널 근처에 위치하고 있던 불티나 꼬막 짬뽕은 늘 사람들이 줄이 서있었다.
하지만 나는 짬뽕보단 짜장파였고, 맛집이라고 소개된 집들은 대부분 줄을 서야 되기 때문에 나는 이 음식점이 맛집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방문할 의사가 없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불티나 꼬막 짬뽕의 가게가 신정호 근처로 이동을 하게 되었고 우리 어머님이 찾아가셔서 드셔보시고는 맛있다고 느끼신 것인지 우리와 함께 가길 원해서 한번 방문을 하게 되었다.
여전하게도 이 곳은 사람들이 줄을 많이 서있었으며, 나는 줄을 본 순간부터 짜증이 났다.
나는 음식을 먹기 위해서 줄을 서는 것 자체를 싫어한다.
귀에는 황금 귀와 막귀가 있다고 한다.
어떤 음악이 황홀함을 주는지 알 수 있는 사람들은 황금 귀라고 부른다고 한다.
미각을 느끼는 것에도 황금입맛과 막입맛이 있는 것 같다.
난 그 중에서 막입맛쪽에 속하는데 기본적으로 맛있는 음식과 맛없는 음식은 구분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게 다다. 맛있으면 맛있고, 맛없으면 맛없고, 그저 그러면 그저 그런 음식일 뿐이다.
이런 나에게 있어서 음식을 먹기 위해서 줄을 선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시간낭비였고 그 행위를 이해하지 못하는 나는 화가 나기까지 했다.
밥을 먹으려고 줄을 선다고?
내가 무료 배식받는 것도 아닌데?
그렇지만 부모님이 원하셨으니 기꺼이 들어갈 의향이 있다.

우리는 불티나 꼬막 짬뽕 4개와 어린이 짜장을 1개 시켰다.
국물의 색은 진했으며 꼬막과 조개가 가득히 들어있었으며 홀은 깔끔했고 그 많은 사람들은 조용히 음식에 집중을 하고 있었다.

우리 부모님과 내 아내는 이 짬뽕을 극찬했다.
국물이 진하다, 면이 탱탱하다, 건더기가 많이 들어있다.

그렇지만 나는 아니였다.
인정한다.
국물은 굉장히 진했다.
하지만 내 입맛엔 국물을 마시는 순간 거부감이 드는 향이 확 났다.
무슨 향이라고 말하기 어려웠지만, 다른 사람들의 평을 봤을 때 교동짬뽕과 거의 흡사한 맛이라고 했다.
따라 만든 음식이 아니라 본점의 맛과 굉장히 비슷한 맛이라고 하는데 교동짬뽕이 이렇다면 나는 교동짬뽕도 못 먹을 것 같다.
면이 탱탱하다?
확실히 면이 탱탱했다.
그나마 거부감이 없었는데, 국물때문인지 짬뽕이라는 생각은 별로 없었고 면이 탱탱하고 쫄깃쫄깃한 건 사실이었다.
면은 맛있는 면이었다.
건더기가 많이 들어있다?
그것도 사실이다.
꼬막도 실한 놈으로 들어있고 조개도 많이 들어있다.
근데 나는 워낙에 바다에서 나는 음식들의 비린내를 못견뎌해서 이게 나에겐 장점으로 다가오진 않았다.

결국 나는 짬뽕의 반도 먹지 못했고, 우리 아이의 짜장면 먹이기에 집중했다.
그런데 우리 아이도 오전에 간식을 많이 먹어서 한 세 젓가락 먹더니 아빠 나 다 먹었어 이러면서 더 이상 음식 먹기를 거부했다.
그런 탓에 짜장면도 맛을 보게 되었는데, 오히려 짜장면은 내 스타일이었다.

유니짜장스타일로 잘게 간 고기와 짜장소스, 그리고 면의 탱탱함이 이 곳에서 빛을 발휘했다.
물론 내가 물고기파가 아니라 육고기파라서 그런지 몰라도, 짬뽕보다는 짜장이 훨씬 낫다고 느꼈다.

아산에는 원래 유명했던 중국집이 있었다.
목화반점이라는 중국집이었는데, 둘 다 맛집이긴 하지만 스타일 자체가 달라서 어떤 중국집이 더 낫다고는 말은 못하겠다.
이 불티나 꼬막 짬뽕집은 외부에서 이 동네로 놀러오는 손님들에게 "아산에는 이런 곳도 있어"라고 소개할만한 맛집이긴 하지만, 내가 매일 찾아서 맛있게 먹을만한 음식점은 아닌 것 같다.

참, 메뉴는 위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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