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의 길/슈퍼마켓표 음식

앵그리 너구리(RtA) 컵라면 시식 후기

〃KID〃 2020. 2. 15.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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괄도네넴띤이 시작이었다.

언제부턴가 디씨의 한글파괴가 밈이 되기 시작하면서, 그걸 영업 전략으로 쓰기 시작한 게, 내가 알기로는 팔도비빔면의 괄도네넴띤부터 시작이었다.

그리고 외국인들이 너구리 라면을 RtA로 잘못 읽기 시작하면서 농심측에서도 밈을 활용한 전략적인 제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바로 이것 앵그리 RtA 즉 앵그리 너구리 라면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앵그리는 앵그리 버드에서 따온 게 아닐까 싶다.

RtA는 너구리를 거꾸로 봐서 외국인들이 잘못 읽어서 나온 단어인 것 같다.

앵그리인데다가 너구리의 불난 표정을 보니 누가 보더라도 이건 매운 라면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매운 음식을 너무 좋아한다.

자극적인 음식을 좋아한다고 해야하나, 특히나 외국의 음식에 비해서 매운 맛을 너무나 사랑하는 것 같다.

고통을 즐기는 민족인가?

내가 알기로는 미각 중에서 매운 맛은 맛이 아니라 통증이라고 들었는데, 이렇게나 매운 맛을 사랑하는 민족이라니...

도대체 어디까지 매운 음식이 나올지 이제는 궁금하지도 않다.

보기만 해도 똥꼬아프다.

 

다시마가 화났다는데 어떤 부분에서 화난 것인지 모르겠다.

우리가 너구리에 기대하는 것 중 하나가 다시마 그리고 다른 하나는 오동통한 면발이다.

그런데 이제 고명에도 너구리 모양이 귀엽게 박힌 것을 보면서 기대할 점이 하나 더 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귀여운 너구리 고명을 우리 아이도 좋아하겠지.

근데 안매웠으면 먹였겠지만 매운 음식이기 때문에 먹이진 않았다.

그리고 기존의 너구리보다 전체적으로 고명이 적어진 느낌이다.

툭 까놓고 얘기해서 요새 라면들 가격은 엄청나게 올려놓고 고명은 엄청나게 줄였다.

너네가 과자회사랑 다른 게 뭐가 있냐 솔직히

아, 같은 회사인건가

기존에 유명한 라면도 맛도 살짝 아리까리하게 바꿔놓고 새로운 라면을 비싸게 쳐받으면서 기존의 원래 맛으로 출시하기도 하고

마음에 안든다.

농심 너구리 라면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라면회사들이 이런 행태를 보이고 있다.

너구리 모양의 고명이 최소한 3마리는 들어가있어야 맞지 않나하는 생각이 든다.

 

다 끓이고 맛을 보니, 확실히 매워지긴 했다.

그런데 그 뿐이다.

특별한 점을 전혀 느낄 수가 없다.

그냥 매운 너구리 라면을 먹을꺼라면 기존의 너구리에 고춧가루를 더 넣고 말지

굳이 이걸 사먹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솔직히 기존의 너구리가 더 맛있다.

너구리는 매운 맛을 기대하고 먹는 라면이 아닌데, 억지로 맵게 만들다보니 밸런스가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생각해보니, 팔도의 괄도네넴띤도 그렇게 맛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괄도네넴띤이 그랬듯이, 앵그리 RtA라면도 많은 사람들의 흥미를 끌만한 이름을 지었지만, 맛은 전혀 그렇지 못했다는게 아쉽게 느껴진다.

이름을 짓는데 힘을 다 뺀 것인지, 내용물은 영... 그냥 그랬다.

다시 내 돈 주고 사먹을 가능성은 없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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