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기간이다.
친구들과 함께 집에서 거나하게 술을 한 번 마셔보기로 했다.
우리가 이 날 마신 술은 청하 10병, 린 10병.
안주는 양꼬치, 볶음면, 닭발튀김, 닭껍데기튀김, 그리고 지금 글을 써볼 피자마루의 1KG 치즈 핵폭탄 피자다.
왜 이런 걸 먹었는가?
이 음식을 먹은 이유는 별 이유가 없다.
우리가 처음에 안주로 닭발튀김과 닭껍데기튀김을 시켰는데 친구 한 명이 두 가지 음식을 다 못 먹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친구는 먹고 싶은거 아무거나 시키라고 시켰는데 이 친구가 이 음식을 시켰기 때문이다.
그가 이 음식을 시킨 이유는 자꾸 유튜버들이 이걸 먹는데 혼자 먹어보기엔 감당이 안 될 것 같고 먹어보고는 싶고, 내 돈 주고 먹기는 싫었다고 하더라.
그래, 헛짓거리도 친구들과 있을 때 하는거지
주문하는 요령은?
우리는 피자마루에서 주문을 하면서 "커팅"을 해달라고 요청했고 따로 소스는 주문하지 않았다.
하지만 주문을 넣자마자 피자마루측에서 전화가 와서 커팅을 할 경우 치즈가 많이 흘러 내릴 가능성이 있으니 안하는 게 낫다.
그리고 소스는 하나도 주문하지 않으셨는데 그냥 드실꺼냐고 물어왔다.
소스는 꿀소스와 토마토소스가 오는데 개인적으로는 꿀소스에 커팅 안한 피자를 주문하는 게 낫다고 본다.
또 이 피자는 치즈가 1KG 들어간 핵폭탄 피자와, 치즈가 500g 들어간 폭탄 피자가 있다.
1kg은 솔직히 조금 심한 것 같고 500g이 평상시에 먹기에 괜찮은 것 같다.
물론 우리는 1kg을 시켰지!
너무 많은 치즈, 감당이 되질 않는다.
배달부 아저씨가 피자를 주다말고 갑자기 이야기를 한다.
"사장님 죄송한데 피자에서 자꾸 국물이 뚝뚝 흘러요 이거 잘못된 거 같은데?"
치즈가 왕창 들어가있으니 당연히 국물이 생기겠지...
하지만 배달부 아저씨는 자신이 배달을 잘 못 한 줄 알고 피자를 안주고 기다리라고 했다.
확실히 1kg을 시켜서 그런가 치즈국물이 엄청나게 생겼고, 종이박스가 눅눅해질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우리가 이해를 시키고 결국엔 배달을 받았는데 그냥 식탁위에 올릴 수는 없겠더라.
그래서 신문지를 깔고 그 위에 피자를 오픈했다.
오픈을 해보니, 이건 피자가 아니라 그냥 치즈탕이었다.
치즈가 둥둥 떠다니고 푸딩마냥 흔들흔들거리기까지.
옆으로 살짝 흘러내린 치즈마저 섹시하게 보였다.
얇은 도우, 엄청나게 많은 양의 치즈
이건 피자를 먹는게 아니라 그냥 치즈를 먹는 느낌이었다.
엄청나게 얇은 도우는 별 맛이 없었으며 치즈의 풍미는 엄청났다.
거기다가 꿀을 찍어먹으니 단짠단짠이 이렇게 제대로일 수가 없었다.
먹으면서도 이거 돼지되겠는걸? 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피자마루 홈페이지에서 검색을 해보니 1회 제공량이 1천칼로리다.
1회 제공량은 이 피자를 8조각으로 자르고 2조각을 먹었을 때 1회 제공량이라고 한다.
그러니 이 피자의 총 칼로리는 4천칼로리에 육박한다는 것.
호기심에 도전해볼만한 피자였고, 생각보다 나쁘진 않았다.
하지만 피자는 식어도 맛있는 음식인데 이걸 식은 다음에 다시 먹고 싶진 않았다.
차라리 식은 다음에 그 위에 토핑을 다시 몇 개 올려서 베이컨이나 양파 등 올린 다음에 먹으면 모를까, 그냥 먹기에는 너무 부담스러웠다.
왜 유튜버나 BJ들이 이 음식을 먹방했는지 알 것 같았다.
결국 우리는 피자에 물려서 반판밖에 못먹고 양꼬치와 볶음면을 시켜서 술을 마저 마셨다.
아 도저히 이 피자는 더 이상 못먹겠더라구...
확실히 맛은 있지만, 먹다보면 좀 물리는 감이 있다.
엄청나게 치즈가 많은 고르곤졸라피자를 먹은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