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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지브리스튜디오가 넷플릭스 맛을 보다.

〃KID〃 2020. 3. 8.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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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서 이번에 지브리 스튜디오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그 이전에 이웃집 토토로, 붉은 돼지 등 오래된 작품을 지브리 스튜디오에서 넷플릭스에 서비스한 후 이번에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모노노케 히메 등 지브리의 유명한 작품을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이웃집 토토로를 통해 넷플릭스를 통해 서비스했을 때 수익이 괜찮은지 확인한 후 괜찮다는 생각에 유명 작품들도 서비스하기로 한 것 같다.

 

그중에서도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지브리 스튜디오의 가장 유명한 작품이고, 그다음으로는 이웃집 토토로라는 생각이 든다.

두 영화 모두 캐릭터 상품화를 잘 시킨 애니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는 그 유명한 가오나시가 있다.

 

내가 요새 우리 아이들때문에 만화를 굉장히 많이 보는데, 디즈니 쪽의 만화는 대부분 우정, 사랑, 권선징악 등 아이들이 올바르게 자라게 하기 위한 코드들이 많이 삽입되어 있는데 일본의 만화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보고 있으면 성인 만화라는 생각이 들만큼 아리까리한 주제로 알쏭달쏭하게 풀어나가는, 이게 아이들이 봐도 괜찮은가 싶은 만화가 꽤나 많았던 것이다.

 

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도, 처음 초입 부분에 보면 치히로의 부모님이 신들을 위해 차려진 음식들을 먹고 돼지가 되는 장면이 나온다.

물론 주인이 없는 음식을 먼저 먹은 건 잘못된 행동이고 먹은 후에 돈을 주겠다는 생각도 잘못된 생각이다.

하지만 축제가 이루어지는 것 같은 마을의 분위기에 먹음직스럽게 차려진 음식들이 눈 앞에 차려져 있다면,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이야기의 전개상 필요한 부분이었지만 굳이 치히로의 부모님만의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애초에 이렇게 함정을 만들어놓은 유바바라는 온천장 주인(마녀)에게도 잘못은 있는 것이다.

하긴 유바바는 이렇게 자기합리화를 시켜놓고 인간들을 돼지로 만들어 놓는 게 취미였을지도 모른다.

아, 그리고 이 축제같은 분위기의 마을은 실제로 대만의 지우펀이라는 마을을 모티브로 삼았다.

지우펀이라는 이 동네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상영된 뒤엔 가오나시 캐릭터 상품을 열심히 팔고 있을 정도로 이 동네와 이 영화는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2002년에 개봉한 작품이니만큼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영화이지만 혹시나 스토리를 모르는 사람을 위해 간략하게 이야기해보자면 치히로와 치히로의 부모님이 이사를 가는 도중 이상한 마을에 방문하게 된다.

그 마을은 실제로는 없는, 신들의 휴식처로 그 곳에서 온천장을 운영하고 있는 유바바라는 마녀에게 치히로는 이름을 뺏기고, 부모님은 돼지로 변해서 자신의 이름을 찾고 부모님과 함께 인간세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모험을 담은 영화이다.

 

그러고 보니 지브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에는 어느 정도 특징이 있는데, 대부분 어린 여성의 모험을 담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주위에는 신과 같은 어떤 생명체(인간으로 변신한 용이라던가, 연미복 입은 고양이라던가, 거대하고 뚱뚱한 괴물)가 그녀를 돕는다는 것이다.

영화로만 봤을 때에는 별 느낌이 없었는데 영화를 보고나서 감상을 글로 옮겨보니 대부분 비슷한 느낌을 가진 영화 같다.

특히나 이런 코드가 1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의 여성들에게 잘 먹히는 코드 같기도 하고, 실제로도 20대 여성이 지브리 스튜디오의 영화를 많이 관람한다고 네이버에 나오기도 한다.

 

아무튼 디즈니가 이제 직접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넷플릭스 쪽에서도 다른 곳의 콘텐츠를 가져오기 시작한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이 애니들을 잘 가져왔다고 생각한다.

일본 애니라고 하면 오타쿠 문화를 생각하기 쉬운데, 지브리 스튜디오는 어느 정도 진입장벽이 낮아서 일본문화를 많이 즐기지 않은 사람들도 무난하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다음 영화로는 어릴 적 사촌 형과 함께 봤던 고양이의 보은을 한번 더 봐야겠다.

내 기억으로는 사촌누나가 이 영화를 보다가 울었었는데 그때 당시에 왜 울었는지 이해가 안 됐기 때문이다.

이번엔 이해할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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