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기록/충청도

가족여행, 예당저수지의 엠펜션(M펜션)에서 연휴를 보내다.

〃KID〃 2020. 1. 2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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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내는 여행을 좋아한다.

나는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 부모님도 여행을 좋아하신다.

나는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아내의 여행스타일은 먹자스타일이고 부모님의 여행스타일은 걷자스타일이다.

나는 집에 있자는 스타일이다.

 

두 아이의 아빠로서, 가끔은 아이들에게 너무 소홀히하는 게 아닌가 싶을 때도 있다.

이렇게 연휴가 있을 적에 아이들과 함께 밖에 나가서 놀아주기도 하고, 여행을 가는 것도 아빠로서 할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여기엔 아내의 세뇌도 꽤 포함되어있다.

 

아무튼 이번 설 연휴기간에는 부모님께서 아이들과 함께 여행을 가는게 어떻겠냐고 물어보시더라.

평소에 늘 제사를 지내러 가던 우리는, 이번 연휴는 짧기도 짧고 아이들을 위해 여행을 가는 것도 나쁘지 않아보여서 그렇게 하기로 했다.

 

원래는 영인산 자연 휴양림을 가려고 했으나, 아무래도 그들도 공무원인 것인지 설연휴에는 쉬더라.

그래서 낚시를 좋아하시는 아버지께서 예당저수지 쪽을 가는 게 어떻겠냐고 물어보셔서 괜찮다고 하니 그 쪽에서 유명한 펜션으로 예약을 하셨다.

 

그 곳은 바로 M펜션이라는 곳이었다.

사실 가기 전까지만 해도 별 기대를 안했었다.

검색도 안해봤고, 부모님의 미적 감각을 무시했던 탓일까?

생각보다 건물이 너무 이뻤고 각 방마다 디자인이 뛰어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옆의 양천펜션은 한옥식으로 사실 명절에 가기엔 양천펜션이 낫지 않나 싶었지만, M펜션도 나쁘지 않았다.

 

우리가 묵은 방은 301호실로, 복층으로 되어있는 구조였다.

2층에 침대가 있었으며, 1층에선 이불을 펴고 잠을 자는 형태였다.

복층이라고 하면 2층에 일어날 수 없는 경우가 많은데, 이 펜션의 경우 천장이 높아서 2층에서도 계속 일어설 수 있어서 편안했다.

하지만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오르고 내리는데에는 불편한 점이 있었다.

짐이 많거나, 대가족인 경우 불편할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복층식으로 되어있어서 엄청나게 커다란 통유리창을 통해 보인 예당저수지는 참 사람 마음을 싱숭생숭하게 만들었다.

이쁘긴 정말 이쁜데, 겨울호수의 쓸쓸함이 느껴지기도 했고, 이상하게 물은 사람 마음을 싱숭생숭하게 만들고는 한다.

아는 사람 이야기인데, 그 분은 돈이 많아서 호수 근처에 근사한 집을 짓고 살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사람이 너무 감성적으로 변해서, 우울증에 빠지기 시작하더니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어서 다시 도시로 이사를 갔다고 했다.

이렇듯 바다나 호수, 강은 사람을 참 감성적으로 변하게 만드는 것 같다.

당장 보기에는 좋지만, 계속 그 곳에서 지내다가는 문제가 생길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니까, 뷰가 너무 좋았다는 뜻이다.

 

2층에는 커다란 커튼이 달려있어서 닫거나, 열 수 있었다.

1층에도 마찬가지로 커다란 커튼이 달려있었는데 우리 아이가 2층에 올라가서 "아빠~ 엄마~" 하고 쳐다보는 걸 엄청 좋아했다.

2층에는 침대와 TV, 쇼파가 있는데 나는 알러지성 비염이 있어서 이불에 민감하다.

그런데 이 M펜션에 비치되어있는 이불은 오리털 이불이라서 잠을 자는 것에 있어서 큰 불편함이 없었던 것 같다.

다만 통유리창이라서 웃풍이 들어오긴 하는데, 커튼을 여미고 난방을 많이 틀어주기 때문에 그렇게 나쁜 느낌은 아니였다.

 

이 펜션의 또다른 장점으로는 바로 앞이 저수지라는 점이다.

펜션에서 열발자국 정도만 간다면 편하게 낚시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추운 날씨때문인지 우리 아버지는 허탕을 치셨고, 사색만 하고 오신 것 같았다.

그리고 위 사진에 보이듯이 지나가는 분들이 물고기 많이 잡히냐고 계속 물어보신다.

그래서 우리 아버지가 처음엔 잘 대꾸해주다가 나중엔 좀 짜증이 난 것 같았다.

오는 사람들마다 계속 물어보니까 귀찮아지신 것이지.

 

점심으로는 킹크랩을 먹었다.

여기서 시킨 것은 아니고 여행을 출발하기 전에 동네 마트에서 한 마리를 쪄다가 가져가서 먹었다.

아버지가 먹고 싶데서 먹었는데, 솔직히 너무 비싼 것 같다.

1kg에 8만원선이었는데 한 마리를 주문하니까 28만원이 나오더라.

확실히 맛은 있다.

그렇지만 내 돈주고 사먹지는 못할 것 같다. 너무 비싸서

그리고 이런 고급 음식을 마지막에 라면에 살짝 넣어서 먹으면 맛있다고 TV에서 사람들이 자주 이야기하던데 다 개소리다.

굴 넣으면 맛있다고? 드럽게 맛없더라.

새우 넣으면 맛있다고? 비린내 장난 아니던데?

기타등등 이것저것 다 넣어봤는데 단 한 차례도 성공한 적이 없다.

킹크랩도 마찬가지다.

그냥 킹크랩만 먹어야지 괜히 라면에 섞어서 먹으니 엄청 맛이 없더라.

라면엔 김치가 최고지

그리고 찬 밥 말아먹고

 

1층에는 수영장이 있는데, 겨울이라 그런지 운영은 안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수영장이 꽤나 컸는데, 사진으로 찍으니 그 크기가 가늠이 잘 안되는 것 같다.

디자인도 이뻤고, 실제 운영하면 위에 살짝 보이는 동상에서 물이 흘러나올 것 같기도 하다.

이 펜션은 전체적으로 가족여행보다는 커플여행에 맞춘 디자인으로 보인다.

수영장도 그렇고, 펜션 내, 외부도 그렇게 보인다.

 

아버지가 낚시하시던 곳에 내려와서 사진을 한 컷 찍어봤다.

세련된 디자인으로 보이고, 개인적으로 심즈4라는 게임을 즐겨하는데 그 곳에서 따라 만들어보고 싶은 디자인의 펜션이었다.

나중에 한번 만들어봐야지

 

그 후 우리는 예당저수지의 명물이라고 할 수 있는 출렁다리를 건너보게 되었다.

다리를 지날 때 다리가 흔들거려서 출렁다리라고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언제 지어진 지는 확실히는 모르겠는데 지어진 지 얼마 안된 것 같았고 현재까지 총 300만명의 방문객이 왔다갔다고 한다.

월요일은 안전점검때문에 들어가질 못한다고 하니 참고하시길 바란다.

길이 402미터, 폭 5미터로 걷는 공간의 폭은 1.8미터이다.

한 번에 3,150명(인당 70kg 기준)까지 동시에 건널 수 있다고 하니 얼마나 튼튼한 다리인지 알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커플들이 이 곳에서 "오빠 나 무서워서 못 건너겠어~"라고 말하고 있었으며 우리 아이는 그 사람의 얼굴을 또렷히 쳐다보더니 그냥 계속 앞으로 걸어나아갔다.

아침에는 바람이 많이 안불어서 그렇게 흔들린다는 느낌이 없었는데, 오후되니 바람이 조금 많이 불어서 흔들리긴 했다.

 

출렁다리를 지나고 예당저수지 근처의 공원을 거닐었다.

예당저수지는 한국에서 제일 큰 저수지로 알려져있는데, 생각보다 발전은 느린 편 같다.

나는 아산사람으로 아산에서는 유명한 신정호라는 호수가 있다.

이 곳은 호수를 둘러쌓는 유명한 카페, 음식점들이 즐비해있고 산책로마저 잘되어 있는 편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 곳을 찾아와서 즐기고는 하는데, 예당저수지도 마찬가지로 크게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예당 저수지는 워낙에 낚시터로 유명한 곳이고, 공원이 거의 등산로같이 높은 언덕들로 둘러쌓여있기 때문에 개발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았다.

그래도 중간에 공연장도 있고, 큰 카페도 하나 있고, 이런 푸드트럭 코너도 있긴 하지만 누가 봐도 그냥 관광지에 우후죽순으로 건물을 갖다놓은 느낌이다.

신정호가 20~30대 커플들이 많이 찾는 느낌이라면 예당저수지는 40~50대 부부들이 많이 찾는 느낌이었다.

 

다시 M펜션으로 돌아온 후, 저녁먹을 준비를 했다.

바베큐 비용을 내고 바베큐를 준비해달라고 했는데, 요새 펜션들이 각자 방에 발코니에 있는 곳이 대다수인 반면 이 곳은 2층에 바베큐실이 따로 있었다.

실내라 따뜻했고, 자리도 넓었지만 실내라서 매운 내를 빠지게 하려면 어차피 창문을 열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또한 우리가 묵은 방은 3층이라 바베큐를 준비하기 위해서 몇 번을 왔다갔다해야한다는 단점도 있었다.

 

불의 화력이 쎄서 바베큐파티를 하기 편했다.

추위에 떨지 않아도 되었고, 예당저수지의 야경도 이쁘게 해놔서 분위기도 좋았다.

확실히 이 곳은 가족보다는 커플들을 위한 펜션인 것 같았다.

 

저녁을 먹고 옆 테라스로 나와보니 야경을 이쁘게 꾸며놔서 한 컷 찍어봤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 펜션과 이 야경은 커플을 위한 것처럼 보인다.

다음에는 여름에 한 번 놀러와 볼 생각이다.

수영장을 우리 아이와 꼭 즐겨보고 싶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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