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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의 도리를 찾는 영화, 도리를 찾아서

〃KID〃 2020. 3. 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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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장난식으로 지어봤고, 니모를 찾아서의 스핀오프격인 도리를 찾아서도 봤다.

이 영화도 니모를 찾아서와 마찬가지로 우리 아이가 좋아했기 때문에 봤는데, 니모를 찾아온 후의 이야기이다.

그런데 니모를 찾아서가 2003년도 영화인 반면 도리를 찾아서는 2016년에 개봉한 영화로 무려 13년 후에 제작된 영화이다.

 

내가 얼마전에 쓴 월이에 후속작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는데, 13년 텀이라면 2008년에 개봉한 월이도 내년이나 내후년쯤에 월이 2편이 개봉할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럴꺼라면 이미 많은 홍보도 있었겠고, 아무리 비밀로 한다고 해도 조금의 소스라도 흘러나왔겠지만 그런게 전혀 없는 걸 보니 월이는 2편이 나오지 않을 것 같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디즈니나 픽사에서 내 글을 본다면 꼭 월이 2탄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니모를 찾아서에서는 실제로 니모를 찾으러 가는 말린의 모험이다.

그런데 도리를 찾아서는 도리의 기억을 찾고 부모님을 찾으러 가는 도리의 모험인 것이다.

그러니까 이름을 지으려면 '도리의 기억을 찾아서'라던가 '도리의 부모님을 찾아서'라고 지었어야지.

물론 그렇게 이름을 지으면 볼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만

사실 도리를 찾아서라고 지은 이유는 도리가 단기기억상실증이라는 장애를 갖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그 전에 니모를 찾아서의 스핀오프니까 그런 것이기도 하겠지만, 도리가 찾아야 할 것은 자기 자신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누군지도 모르고 자신이 어떤 일을 했는지도 모르기 때문에 유쾌한 성격을 가진 도리는 남들이 자신에게 화를 낼 때 자신이 사고를 친 줄 알고 "미안, 내가 기억상실증이 있어서"라면서 사과를 하고는 한다.

 

말린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주위에서 나를 불편하게 하는 사람들에게 같은 행동을 하진 않았나 싶다.

누군가는 행동이 굼뜨다고, 말이 어눌하다고, 맘에 들지 않는다고 다른 사람들에게 윽박을 지르는 내 모습이 흡사 말린과도 비슷하게 느껴졌고, 남들보다 위에 있을 경우 그들을 괴롭히기도 하고, 나보다 남들이 위에 있는 경우 주인만난 개마냥 굽실거리기나 하고...

전형적인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그런 인생을 살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이런 영화나 음악, 소설 등 예술작품들은 그 작품을 만든 사람의 생각을 담고 있기는 하지만 그걸 감상하는 입장에서도 본인의 현재 모습에 투영시키고는 한다.

그러니 같은 작품을 보고도 감상문을 보면 전부 각기 다른 것이다.

그런 이유로 나는 수능 국어같은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예술에 정답이 어딨어?

 

아무튼 이 영화는 태어나서부터 기억상실증을 앓고 있던 도리가 니모를 찾는 여정을 도와주고 난 뒤 이제 자신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스토리가 전개된다.

그렇게 도리는 여행을 하면서 점점 자신이 왜 외국어(고래 언어)를 할 줄 아는지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되고, 결국 도리는 바다를 헤엄치는 물고기가 아닌 아쿠아리움에 살던 물고기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또한 부모님들도 그 안에 계시며 부모님까지 찾아 다시 바다로 떠나게 되는 이야기이다.

 

영화의 내용은 사실 니모를 찾아서보다 임팩트가 없었다.

본 편보다 스핀오프가 더 재미있는 영화들이 있었는데, 도리를 찾아서는 그 안에 해당이 되질 않았다.

스토리가 아무래도....

하지만 영상미는 더 끝내줬다.

13년이 지난 3d 기술력과 자연에 있는 바다보다 실제로 사람들이 보러 오라고 만들어 놓은 아쿠아리움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아이도 도리를 찾아서를 보면서 "우와~ 우와~" 거렸고 물고기 보러 가고싶다고 계속 이야기 할 만큼 그래픽은 좋았다.

 

뭐.. 아이한테 보여주기 위한 영화였으니 그 정도면 됐다.

내가 수족관에 못 데려가도, 내가 바다에 우리 아이를 못 데려가도, 우리 아이가 즐거워한다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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