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기록/강원도

강원도 키즈풀빌라, 홍천의 하늘호수펜션에 아이와 함께

〃KID〃 2020. 7. 10.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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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라는 말, 참 좋은 이야기입니다.
요새는 호캉스니, 집캉스니 움직이지 않는게 최고라고는 하지만 그런건 어른들의 시선이고 부모가 된 어른들은 언제나 귀여운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하나 더 해주고 싶어하죠.

날씨가 점점 더워져가면서 우리는 아이들과 함께 여행을 가고 싶었고 코로나로 인해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격대의 펜션을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결정한 곳은 홍천 하늘호수펜션의 파라핀 풀빌라를 빌리게 되었습니다.
이 곳은 준성수기 기준으로, 비슷한 시설을 가진 다른 펜션들에 비해 합리적인 가격대(10만원 대 후반)과 개인 수영장실내 놀이방을 갖춘 곳으로 가성비가 좋다라고 말할 수 있는 풀빌라였습니다.

가는 길은 곱지 않지만, 오는 길은 곱다.

저희는 가격적인 부분에서 이점을 얻기 위해서 일요일부터 월요일까지 1박 2일로 다녀왔습니다.
아무래도 금,토,일보다는 저렴한 가격으로 여행을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충청도에서 살고 있는 우리 가족이 강원도 홍천까지 가는 길은 2시간에서 3시간이 걸리는 먼 여행입니다.
특히나 강원도 지역은 생각보다 휴게소가 띄엄띄엄 있기 때문에 마지막 휴게소가 가평휴게소였다는 게 조금 힘들었습니다.
일단 강원도쪽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놀러오는데다가, 티맵에서 마지막 휴게소라고 떠버리기 때문에 도착하기 전에 들러서 볼 일도 봐야하고, 기름도 넣어야하고, 또 휴게소에서 맛있다는 음식도 먹어봐야하기 때문에 가평휴게소에서 엄청난 인파를 만났습니다.
돗떼기 시장도 아닌데 사람도 바글바글, 차도 바글바글, 손님들은 많고 할 일도 많은 탓에 직원분들이 서로에게 소리치는 모습까지 보이더군요.
물론 밥 시간때에 들리게 되어서 그런 점도 있었지만, 휴게소가 조금 협소하다고 느낄 정도로 인원 감당이 안되보였습니다.
반대로 맞은 편에 있는 올라가는 휴게소는 상황이 꽤나 괜찮아보였습니다.
하지만 사람이 많은 건 다 이유가 있는 법이지요.
가평휴게소에는 카카오팝업스토어도 있고, 방송인 이영자님께서 소개한 잣국수를 먹으러 온 사람도 많아보였습니다.(하지만 잣국수는 가평휴게소에 없었습니다.)
일요일인데도 불구하고 교통상황이 그리 썩 좋다고는 볼 수 없었습니다.
사실 강원도쪽으로 넘어가면 괜찮은 편인데 충청도에서 강원도 홍천으로 넘어가려면 서울을 통과해야하거든요.
한강도 봐야되고, 제2롯데타워도 보게되고, 길이 막히는 곳은 거의 보게 되는 편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집에 올 때에는 월요일이라서 그런지 길도 막히지 않고 물 흘러가듯 부드럽게 집에 온 편입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강원도는 도로가 넓지 않은 편입니다.
물론 넓은 길도 많지만 우리가 가려고 하는 홍천쪽의 펜션마을은 대부분 1차선이기 때문에 차량 한 대만 천천히 움직여도 전부 뒤에서 꿈틀이마냥 졸졸 따라가는 형태를 보이지요.
운전자의 입장에서 아이에 대한 사랑으로 버티면서 운전을 하지만 피로가 쌓이기는 합니다.
그런데 막상 도착하면 파란 하늘과 산 초입부의 시원한 바람, 이쁘게 지어진 펜션이 그 피로를 녹이기는 하지요.

내가 방문한 파라핀 풀빌라는?

순수하게 제가 방문한 경험담이기 때문에 저는 파라핀 풀빌라에 대해서만 글을 쓸 수 있습니다.
다른 방은 구경을 해보지 못했으니까
하늘호수펜션에 입장하면 좌측은 본관, 우측에는 신관이라고 있습니다.
파라핀 풀빌라는 우측의 신관쪽에 위치한 빌라이며 제일 안 쪽에 위치하고 있죠.

우측의 건물이 파라핀 풀빌라, 좌측은 플라지 스파풀이다.

그런데 바깥에서 봤을 때에는 다른 빌라에 비해 집이 아담해보이고 바로 옆에 창고같은 컨테이너도 있어서 보기에 좋지는 않습니다.
실내에는 1층에 주방과 화장실, 거실이 있으며 2층에는 침실과 놀이방이 있습니다.
또한 바로 옆에 실내에서 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는 그릴과 식탁이 준비되어있으며 개인수영장도 같이 있습니다.
장점이라면 저렴한 가격대에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집을 빌릴 수 있다는 것이고, 단점이라면 계단이 조금 높아서 아이 혼자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기에는 불안한 구석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1층에 TV가 있으면 좋겠는데 TV가 없다는 점도 한 몫합니다.
음식 준비를 할 때 아이들을 거실에서 TV틀어주면 좀 쉽게 준비하겠는데 아이보랴, 식사 준비하랴 정신이 없거든요.
하지만 가격대가 10만원 후반대였기 때문에 비슷한 옵션을 가진 다른 펜션들에 비하면 굉장히 김혜자 선생님이 생각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둘이 서로 갖고 논다고 싸우다가 결국에는 다쳤습니다.

또한 1층에는 아이를 위한 드럼이 마련되어있는데 이게 굉장히 시끄럽습니다.
우리 아이가 음악한다고 이런 거 하나 사달라고 했으면 화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드럼 스틱이 실제 스틱인데 아이가 둘이고 둘째는 아직 아기라서 드럼 스틱을 갖고 놀다가 첫째 얼굴을 때려서 첫째가 많이 아파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드럼 스틱을 바로 치웠더니 이번에는 첫째가 자기 드럼 갖고 놀아야된다고 스틱 달라고 징징거리더군요.
2층에는 실내 놀이방이 있는데 베란다같은 구조라서 덥지 않을까 싶었지만 이 집에는 에어컨이 무려 4대나 달려있어서 그런 걱정은 기우였습니다.
오히려 덥다고 에어컨을 키고 다니다보니 나중에는 추워지더라구요.
1층 거실에 하나, 수영장과 고기 구워먹는 곳쪽에 하나, 2층 침실에 하나, 2층 놀이방에 하나 이렇게 있었습니다.
놀이방에는 아이가 좋아할만한 미끄럼틀, 그네, 시소와 책과 장난감들이 비치되어있습니다.
만약에 아이와 함께 보드게임이나 다른 장난감을 더 빌리고 싶다면 관리실 겸 카페인 Shim,이라는 카페에서 만원의 보증금을 내고 빌릴 수 있습니다.
돈은 반납할 때 다시 돌려주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굳이 아이가 꼭 갖고 놀고싶다는 장난감이 아니라면 그냥 놀이방에 있는 장난감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동물과 함께하는 펜션

그리고 이 펜션에는 많은 동물들이 함께 합니다.
참새도 많고요... 토끼는 진짜 엄청나게 많습니다.
토끼, 강아지, 오골계(?), 공작, 앵무새가 이 펜션에 있는데요.
카페 안에 공작과 앵무새를 위한 방이 있습니다.
공작은 보기만 할 수 있고, 앵무새는 먹이주기 체험이 가능합니다.

첫째 아이가 직접 하다가 무서워하길래 아빠가 하는 모습이다.

우리 아이들은 동물들에게 먹이주는 체험을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당연히 앵무새 먹이주기를 했습니다.
무료이기 때문에 직원에게 이야기만 하면 먹이를 갖다주며 어떻게 하는지도 알려줍니다.
그런데 앵무새는 먹이를 먹으러 올 뿐이지만 날개를 퍼덕거리면서 여러마리가 한 번에 오기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것 같았습니다.

결국에는 앵무새를 피해 도망가는 우리 첫째

우리 아이도 처음에는 좋다고 들어가더니만, 앵무새가 날아서 다가오니 무서운 지 불안한 모습을 보이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해봤는데 쪼끔 무섭지만 신기하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토끼도 당근먹이주기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토끼는 토끼장에서 사육을 하고, 당근을 길게 채썰어서 먹이주기 체험을 하기 때문에 어지간해서는 아이들이 무서워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습니다.
워낙에 소동물들 먹이주기를 많이 해 본 우리 아이들이 손이 물릴까봐 걱정했지만 아이들은 많은 토끼들에게 골고루 주지 못할까봐 걱정하더라구요.

모든 토끼에게 골고루 먹이를 주려는 아이의 모습이 기특하기도 하면서, 왜 동생한테는 안그러는지 씁쓸하기만 하다.

아니야 넌 먹었잖아 얘 줄꺼야 이러면서 골고루 나눠주려는 모습이 기특해보이기도 하지만 그러면서 왜 자기들은 과자를 나눠먹지 않고 혼자 욕심만 부리면서 먹을까요?
어려서부터 전형적인 내로남불 형태를 보여주고 있는데 서로에 대한 배려가 조금 더 있었으면 하면서도 오빠 동생끼리는 원래 싸우면서 크는거라는 소리를 많이 들어서 그런지 이게 자연스러운 일인가 싶기도 합니다.
저는 외아들이라서 이런 경험을 할 기회가 없어서 잘 모르거든요.
아무튼 날씨가 더워진 탓인지 동물 냄새가 조금 나는 편입니다.
배설물도 있고, 먹이도 있으니 어쩔 수 없겠죠.
하지만 우리 방은 신관쪽에 위치하고 있어서 그렇게 신경이 쓰이진 않습니다.
본관 쪽은 어떤지 잘 모르겠네요. 저희가 빌린 빌라가 아니라서요.

수영장이 무려 2개나 있는 펜션이 있다.

이 펜션의 장점 중 하나인 수영장입니다.

혼자 놀만한 나이지만 아빠 곁을 떠나기 싫은 첫째와, 혼자 놀 수 없지만 혼자 놀고 싶은 둘째

야외 수영장은 펜션 이용객들이 모두 사용할 수 있고, 물이 조금 깊은 편입니다.
170 후반대인 제가 들어가면 가슴 밑부분까지 들어오는 것 같던데, 아이와 놀아주느라 제대로 기억은 안나네요.
그렇지만 파라핀 풀빌라에 튜브와 아이용 구명조끼가 비치되어있어서 크게 문제는 없었습니다.
엄청 크지는 않지만 아이들과 놀아주기에는 딱 적당한 크기의 수영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와 함께 놀아주려고 물총도 저렴한 거 2개나 준비해서 갔는데 수영장 깊이가 있어서 실외 수영장에서는 물총놀이를 하기가 어렵더라구요.
그래서 실외에서는 튜브를 태워서 놀아주고, 실내 수영장으로 이동했습니다.

실내에선 튜브가 필요없는 첫째와, 혼자서도 놀 수 있는 둘째

전에도 개인 풀빌라가 있는 펜션을 갔었는데 크기는 그 곳보다 이 곳이 반 정도로 작습니다.
동네 목욕탕의 탕 하나정도 크기라고 보면 될 것 같은데요.
근데 수질 관리가 굉장히 잘 되어있더라구요.
물도 온수로 하루종일 따뜻하게 순환 유지를 시켜주는데 다른 펜션같은 경우 온수는 추가요금을 받는데 이 곳은 안받습니다.
그리고 전에 갔던 풀빌라는 바닥에 물때가 엄청나게 낀 듯이 미끌거렸는데 이 곳은 발도 미끌거리지 않고 청결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구요.
실외에선 튜브타고 놀고, 실내에선 물총놀이와 공놀이를 즐겼지요.
아무래도 요즘같이 전염병이 도는 시기에는 많은 사람들과 접촉하는 실외보단, 실내를 더 선호하는 편입니다.
또한 실내는 커튼을 모두 닫을 수 있어서 복장도 좀 프리하게 하고, 뱃살 숨기느라 배에 힘도 덜 줘도 되지요.

음식 준비를 어떻게 해가면 될까?

홍천은 잣으로 유명한 동네라고 합니다.
그래서 많은 음식점들이 잣국수라는 음식을 파는데요.
호기심 많은 아이들과 함께 하는 여행이라면 사실 음식점에서 밥을 먹기란 쉬운 편이 아니지요.
또한 오는 길에 하나로마트가 하나 있는데 생각보다 크질 않아서 아예 출발할 때라던가, 그 전 날 장을 다 보고 오는 편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방에는 인덕션이 있고, 모텔용 작은 냉장고, 전자렌지, 전기주전자가 구비되어 있으며 고기를 굽는 곳에는 전기 그릴과 숯불 그릴이 있습니다. 전기 그릴은 식탁 바로 옆에 있지만 숯불은 따로 신청을 해야합니다.

남편의 음식 준비 및 고기 굽는 솜씨를 맘에 들지 않아 직접 하는 아내

가격은 둘 다 동일한데 저희는 숯불구이로 고기를 사기도 했고, 이럴 때 아니면 언제 숯불로 고기를 구워먹나 하는 마음에 숯불 그릴로 신청했습니다.
그런데 다른 가족들은 거의 전기 그릴을 이용하는 것 같더라구요.
그리고 아침에는 9시부터 9시 30분까지 Shim,카페로 가면 조식을 먹을 수 있습니다.
조식은 카페에서 먹거나, 방으로 가져가서 먹는 방법이 있는데 많은 사람들은 카페에서 먹습니다.
왜냐하면 방으로 가져가서 먹으면 설거지를 해서 갖다줘야된다고 하더라구요.
애초에 키즈풀빌라인만큼 아기의자도 넉넉하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펜션에서 나오는 조식, 아이들은 식빵에 잼발라 먹는 것보다 샌드위치를 좋아했다.

조식 메뉴는 아이들은 잼 발라먹는 식빵이며 어른들은 샌드위치와 샐러드, 감자튀김이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도 샌드위치나 샐러드, 감자튀김을 한 그릇 다 먹을 수 있을 정도의 양인지라 굳이 어른과 아이의 메뉴가 다를 필요가 있나 싶더라구요.
음료는 쥬스와 커피가 있는데 커피는 따뜻한 커피니, 오렌지 쥬스가 더 나을 것 같았습니다.
전 아이스 아메리카노인줄 알고 커피를 시켰는데 따뜻한 아메리카노가 나와서 살짝 당황했지만요.

잔디밭에 만들어놓은 신기한 수제작 놀이터

이 펜션은 신관과 본관에 각각 놀이터가 2개 위치해있습니다.

엄마가 더 많이 놀아줬지만, 사진도 엄마가 더 많이 찍어서 아빠가 놀아준 것만 같은 사진들

본관 놀이터에는 모래놀이와 각종 탈 것 모양의 그네, 트램폴린 그리고 동물들이 있습니다.
신관 놀이터에는 직접 만든 탈 것들과 미끄럼틀, 유명 캐릭터들의 탈 것들이 있었습니다.
둘 다 잔디밭으로 되어 있는데, 본관 놀이터보다는 신관 놀이터를 더 많이 이용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본관 쪽의 놀이터는 가만히 앉아서 모래놀이를 하거나, 제자리에서 하는 놀이가 많았는데 신관 놀이터쪽에는 탈 것들이 많고 좀 더 흥미진진해보이는 놀이기구들이 많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저희도 비눗방울놀이를 가져가서 같이 놀았는데 우리 아이뿐만 아니라 다른 집 아이들까지 다 같이 와서 뛰어노는 바람에 결국에는 처음 보는 가족들과 다 같이 놀게 되었습니다.

펜션에 갈 때까지 너무나 먼 거리였던터라 아이들도 지치고, 나도 지쳤지만 막상 도착을 하고나니 오후부터 다음 날 아침까지 수영장과 놀이터, 동물들을 봐가면서 아이들에게는 한 순간의 휴식도 없이 계속 뛰어 놀 만큼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다 놀고 집에 가려고 차에 타는 순간 집에 가기 싫다고 말하면서 너무 재미있었다고 말하는 아이들을 보며 그래도 괜찮은 여행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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